구직 기록

구직 중간 점검, 고민, 계획

정글러 2022. 4. 12. 00:58

경과 점검

정글 수료 후, 7개의 회사에 지원했다. 아래는 각 회사의 진행 상태이다.

정렬은 시간순

 

팀스파르타 (합격)

화상 면접(합) - 기술 면접(합) - fit 인터뷰(합)

(아직 많은 사의 프로세스가 남은 시점에 합류 결정이 필요하여, 고민 끝에 거절했다.)

 

보이저엑스 (불합격)

1차 기술 면접(합) - 2차 기술 면접(탈)

 

채널코퍼레이션 (불합격)

코딩 테스트(합) - 기술 면접(탈)

 

크래프톤 (불합격)

코딩 테스트(합) - 기술 면접(탈)

 

토스 (진행중)

코딩 테스트(합) - 기술 면접(결과 대기중)

 

LINE (진행중)

코딩 테스트(합) - 필기 테스트(합) - 1차 면접(준비중)

 

NAVER (진행중)

코딩 테스트(합) - 기술 면접(준비중)

 

 

코테는 다 붙었지만 기술면접 결과는 처참한, 극단적인 결과이다. 여러가지를 느끼게 한다.

 

코딩테스트는 떨어졌다고 확신한 회사까지도 붙는 등, 예상 이상으로 BAR가 낮았다. 이제는 어느 회사에 지원하더라도 코테 단계에서 떨어질 걸 걱정할 일은 없다. 라인의 CS 필기 테스트도 의외로 합격한 걸 보면, (비록 깊이가 얕고 구멍이 송송 뚫렸다 하더라도) 지식도 어느 정도 채워지고 있다 생각한다.

 

반면 기술 면접은 참 어렵다. 아직 체화되지 않은 지식을 머리속에서 끄집어내는 것도 어렵고, 그것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로써 풀어내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지식의 부족, 경험의 부재, 타고난 성격의 대환장 콜라보가 펼쳐지는 곳이다. 어느 회사 면접을 보든 늘 "이런 메이저한 토픽을 왜 더 깊게 알아볼 생각을 안했을까", "아 이건 분명 아는건데 왜 만족스럽게 전달하지 못했을까", 하고 후회만 남는다.

 

 

 

팀프로젝트 개발일지의 한 부분

고민

그중에서도 가장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생각하는 것을 남에게 전달하는 능력의 부족이다. 내게 말이라는 것은 글처럼 생각이 정리된 뒤에 나오는 생각의 정수 같은 것이라, 말하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며 말하는 멀티태스킹이 많이 부족하다. 이런 말을 고르는 성향 덕분에 말이 트리거가 되어 무심코 사람을 상처주거나 분쟁이 커지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게 면접이라는 프로세스에는 치명적으로 나쁘다. 몇십분씩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전달해야 하는 부검과정(?)을 따라가질 못하고 말문이 막히거나, 억지로 말을 짜내더라도 긴장에 톤이 높아지고, 어휘 선택이 부족하고, 생각의 깊이가 얕아 나중에 돌아보면 결국 후회하게 된다.

 

그래도 살면서 터득한 나름의 솔루션이 있다면, 결국 부족한 만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중요할수록 더더욱, 많은 경우에 대해서. 고입도, 대입도 그렇게 준비했고, 하다못해 과외를 할 때도 다 아는 내용이지만 학생에게 과외 전날에 range를 미리 전달받는 식으로 준비했다. 정글에서 프로젝트 발표를 할 때도 시나리오를 짜는 것만으로는 말문이 막혀서 스크립트를 짜서 통째로 외우다시피 익혔다. 결국 기술면접도 지식을 주워담는 수준에선 부족함을 느꼈다면, 이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부족해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만큼 깊게 아는 것 밖에 답이 없다.

 

 

계획

기술 면접에서 다루는 범위는 정말 넓다. 불합격 통보를 받기 전, 지난주부터 면접을 조지고 싸함을 느껴서 많은 고민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프로젝트를 직접 해보며 내것으로 만드는 방법보다 나은 선택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은 최소 한달 이상이 걸리겠지만, (불행히도 다음 구직시즌을 겪게 된다면)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이게 가장 확실하다.

 

미룰 것 없이 당장 하려고 한다. 내일 저녁에는 면접이 있으니 아무리 그래도 내일은 그걸 준비해야 하고... 모레부터 할 생각이다. 마침 종료가 아쉬워서 리팩터링을 하던 팀프로젝트 아이템이 있으니 여기에 약간의 기술 스택들을 추가하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이 말로 전달하는 능력의 부족은 기술 지식에만 해당하는 문제도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이 부족하다. 이력서, 자기소개서에 적지 못한 '나'에 대해서는 면접에서 말로써 표현을 해야 하는데, 말로도 표현하지 않으니 그 부분은 면접관에게 있어 블랙박스로 남게 되고 불확실성이 되는 것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그래서 왜 개발자가 되려 하고, 남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 그런 블랙박스를 안고 나라는 면접자를 봤을 때, '별 생각없이 개발자가 되려는 사람', '인성 문제로 팀원들과 마찰을 빚을 것 같은 사람'으로 판단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은 면접때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도 글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 거라 생각해서, 자소서를 뜯어고치고 velog에 시리즈 연재를 위해 물밑에서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미 기존 자소서로 채용을 진행중인 회사들은... 면접때라도 잘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이번 채용을 진행하면서 너무 안일했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안하고 띵가띵가 놀았다는 건 아니지만, "내게 필요한,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메타인지 없이, 너무 제네럴한 말들만을 참고하며 관성적으로 준비했다는 의미이다. 그 결과 자신있어야 할 부분에는 과투자가 있었고, 자신없는 부족한 부분에는 투자가 부족했다.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어제와 같은 일을 하면 어제와 같은 결과가 나오고, 남과 같은 일만 하면 남과 같은 결과밖에 안나온다. 나와 남은 다르니까 나는 내게 맞는 길은 직접 고민해야 하고, 이 고민은 언제나 갱신되어야 한다. 관성적으로 살지 말고 항상 고민하자.